일본 시모토야마 재생주택

Interior / 배우리 기자 / 2018-07-09 18: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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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식과 좌식, 안과 밖, 오래된 기둥과 합판 벽, 이 모든 것이 조화를 찾게 되었다. 필요 없는 방을 없애고 빛을 들인 결과다.

 

 

일본 시가현 릿토의 오래된 2층집, 현관으로 들어가면 오른쪽으로는 네 칸이나 되는 다다미방으로 들어가는 마루가 있고 정면에는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왼쪽과 그 뒤로 방과 부엌, 화장실이 있었다. 부엌 옆 다이닝룸으로 쓰였을 공간에는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이 하나 더 있었다. 이 집은 전형적인 일본 시골 스타일로 오랫동안 증축·개조되었다. 

 

 

1층만 해도 50평인 어둡고 커다란 가옥을 아이들을 기르는 젊은 부부가 매입해서 새단장 했다. 이 집의 디자인을 맡은 알츠 디자인은 가옥의 전통적인 구조는 남기면서도 2층의 거의 반을 과감히 들어내는 것을 시작으로 부엌도 생활공간에 더 가까이 붙여 현대적이고 편리하게 다시 지었다.

 


뜯고 버리고
이 집에서 뜯어낸 것이 꽤 많다. 생각건대 뜯어서 판 나무를 공사비에 보태도 됐을 정도로 말이다. 일단 건물 정면에 다다미방을 따라 죽 이어졌던 마루가 뜯겼고, 현관에서 2층으로 가는 계단과 2층 방 두 개가 뜯겨서 천고가 훤해졌다. 1층의 가운데 다다미방도 뜯겼고, 현관 왼쪽의 방과 부엌과 연결된 마룻바닥도 모두 뜯겼다. 뒤쪽 계단 뒤에 있던 욕실 공간도 아예 없애고 밖으로 통하는 길을 냈다.


 

 


그렇게 다시 지어진 집에 들어가면 2층 창문을 통해 빛이 더 많이 들어온다. 현관의 계단과 방 두 개를 없앤 결과다. 현관에는 중문을 달아 바깥의 현관과 안쪽 현관을 나눴지만 계단이 없으니 오히려 넓어 보인다. 계단 옆방은 부엌이 되었고, 창을 내서 현관에 부엌 안쪽이 보이도록 했다. 현관 안쪽으로 더 들어가 또 한 번 문을 열면 바깥쪽에서는 의자에 앉고 안쪽에서는 마루에 앉도록 만들어진 6인 식탁이 있다. 식탁 뒤로 원래 다다미가 있던 방은 마루를 깔아 텔레비전과 소파가 있는 거실로 만들었다. 1층에서 바뀌지 않은 건 두 칸의 다다미방과 벽장, 족자를 거는 토코노마 정도가 아닐까.


  

 

식탁 옆 계단으로 올라가보겠다. 올라가서 뒤로 돌아가면 햇빛이 비치는 작은 공부방이 있다. 계단 뒤를 막고 있던 벽을 트고 기둥과 벽 사이 합판을 끼워 넣어 계단 밑을 넘어 볼 수 있는 책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방이 있던 자리의 바닥은 뜯겨서 현관과 정원의 공간이 보인다. 하지만 보는 여전히 자신이 있던 자리를 지킨다.

고치고 살리고
이 집에 사는 건 오르락내리락의 연속이다. 원래의 집도 집 안으로 들어온 꽤 넓은 현관 덕에 높은 다다미방이나 부엌 쪽으로 가려면 신발을 벗고 마루에 올라야했다. 하지만 새 집에서는 그런 오르내림이 더 많아진 것 같다. 특히 다다미방 바깥으로 연결된 마루가 없어지고 콘크리트와 자갈로 마무리한 것이 흥미롭다. 소심하게나마 편리함에 묻혔던 정서가 되살아나는, 여전히 집 안이지만 바깥인 것 같은 공간이다. 내부와 외부의 경계는 이렇게 흐려지게 된다.

 


집의 정면 오른쪽 외부에는 마루와 연결되었던 작은 화장실을 없애고 창과 구조를 살려 정원을 만끽할 수 있는 장은 방으로 만들었다. 이 방은 자갈 깐 복도를 통해 오갈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집안의 바깥인 셈이다. 이 집에서 신을 실내화는 방용, 그리고 그 밖의 공간용, 이렇게 두 켤레씩 필요할 것 같다.

1층의 다다미방 네 개 중 두 개는 없어졌지만 방의 구조나 간유리를 끼운 미닫이문들은 그대로기 때문에 영화에서나 볼 법한 겹겹의 방을 볼 수 있는 건 이 집이 남긴 전통 가옥의 묘미다. 

 

 

함께 하는 공간
이 집의 노동 공간은 철저하게 집 주위를 돌고 있었다. 개조의 편의성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부엌은 집안으로 오지 못하고, 집 뒤에 붙어 있었다. 부엌에서 음식을 하는 일은 아무래도 가족 모두의 일이 아니었을 것 같다.

 


다다미방에는 누가 있었는지 모르지만 사이사이 문을 지난 저 끝에 근엄하게 앉아 아무 일도 하지 않았을 할아버지를 상상하는 일도 어렵지 않다. 오래 된 집에서는 가족 구성원들이 서로 함께 하는 일이 적지 않았을까. 새로운 집에서는 먹는 일, 가족이 함께 하는 일이 중심이 되었다. 부엌을 현관 바로 옆으로 재배치해 가족 모두가 접근하기 쉬운 공간으로 만들었으며 다다미가 있던 건물의 중앙은 지금은 비었지만 실내 정원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곧 이 곳도 가족이 함께 할 휴식 공간이 될 터다. 2층의 공부방도 마찬가지, 이제 막 자랄 아이와 부모는 밝은 빛 아래서 함께 책을 볼 것이다.



자료제공 ALTS 디자인 오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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