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넓고 평탄한 초록 벌판 위로 장중하게 지어진 주택. 뉴욕 브리지 햄튼(Bridgehampton)에 위치한 샘스 크릭(Sam’s Creek)이다. 누군가는 이 집을 꿈의 집이라 부른다. 일찍이 벌목이 금지된 고급 수종인 마호가니를 휘두른 것만으로도 샘스 크릭은 이미 럭셔리 하우스, 드림 하우스다.
이러한 공간의 프로그램화는 도식적으로 공간을 분할하는 작업을 요했고, 때문에 내부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복도가 필수적이었다. 건물의 투명성은 동시에 일어나는 활동을 전체적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하며 서로를 보고, 서로가 보이는 시각적 재미 또한 더한다.
마호가니 박스 속 여러 가지 이벤트
확장 가능한 일련의 박스는 건축 프로그램에 따라 알맞게 맞추었고 앞마당에서 시작해 주택 내부, 뒷마당, 그 뒤로 펼쳐진 풍경까지 한 번에 꿰뚫어 볼 수 있는 투명한 시야를 완성했다.
외벽을 모두 유리로 마감한 덕분이다. 바닥과 천장, 벽면 전체를 두르고 있는 깊고 중후한 브라운 톤의 마호가니 패널은 모두 한 방향으로 일직선으로 이어 붙여 공간이 확장되는 듯한 역동성을 느끼게 하며 공간이 훨씬 넓어 보이게 하며 더불어 주변으로부터 사생활을 보호하는 역할까지 한다.
비록 유리 파사드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만 마호가니 패널이 바깥 시선으로부터 차단되는 불투명한 커튼을 형성하기 때문에 사생활이 충분히 보호된다.
각각의 박스는 자동으로 작동되는 오디오, 비디오, 온도 조절 장치를 독립적으로 갖추고 있으며, 이러한 프로그램을 최적화할 수 있도록 서로 다른 너비와 높이, 볼륨을 지니고 있다.
배치된 박스 사이에는 공간을 활용해 정원과 테라스 마련했다. 중첩된 박스는 서로 높낮이를 달리해 시각적으로 역동성이 느껴진다. 서로 다른 목적에 따라 프로그램화된 박스는 서로 다른 이벤트를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다.
마감재로는 오직 마호가니와 대리석의 일종인 트래버틴만 사용하였다. 그럼으로써 여러 개의 박스가 하나로 응집된 느낌을 더한다. 마호가니 패널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마감재가 한정적인 상황에서 대리석의 일종인 트래버틴(travertine)이 최선의 선택이었다.
테라스 바닥과 박스의 외부 일부분을 트래버틴으로 마감했는데, 외장재로 사용하기 위해선 CNC 와이어로 트래버틴의 위아래를 고정시키는 특별한 시스템이 고안되어야 했다. 트래버틴을 활용한 방식은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우드 싱글(shingle)을 참고했다.
샘스 크릭에선 난로도 예술이 된다
중앙에는 가장 중요한 공간이라 할 수 있는 거실이 위치, 불필요한 벽을 없앰으로써 생긴 크고 작은 홀과 다이닝 룸을 포함하고 있으며, 그 뒤로 부엌이 있다. 중앙 거실은 후면에 위치한 테라스를 향해 열려 있고, 테라스는 양쪽으로 깔끔하게 정돈된 정원으로 둘러싸여 있다. 테라스 왼쪽으로 보이는 부엌은 자연광으로 항상 밝고, 손님을 위한 간이 테이블과 부엌을 마주한 4인용 식탁을 갖추고 있다.
거실과 다이닝 룸 사이에 설치한 난로는 두 개의 공간을 분리하는 역할뿐만 아니라 일종의 조형물로서 기능한다. 실용적인 아이템이면서도 모멘트 골조로서 거실과 다이닝 룸의 가로 하중을 받치기도 하며 HVAC(heating, ventilating and air conditioning; 난방, 환기, 공기 조절) 시스템 기능을 뒷받침한다.
난로에는 브론즈를 사용했는데, 디지털 방식으로 프리패브된 자재를 현장에서 스트립 형식으로 조립하였다. 브론즈를 특별한 방식으로 가공해 다이닝 룸을 마주하고 있는 면은 어두운 구릿빛이, 후드 부분은 광택이 나도록 처리하였다. 난로는 천창과 이어져있어 그로부터 들어온 빛이 반사되어 브론즈 사이로 빛이 스며든다. 헤드보드도 이러한 방식으로 가죽 벨트를 스트립으로 이어 붙여 장식했다.
모든 이들의 드림 하우스
샘스 크릭엔 총 일곱 개 방이 있다. 안방과 두 개의 게스트 룸은 건물의 가장 앞쪽에 위치한 박스 1층에, 두 개의 아이 방과 두 개의 또 다른 게스트 룸은 같은 박스 2층에 위치해 있다. 모든 방에 욕실을 설치해 이 집에 머무는 모두의 사생활을 존중했다.
주거 공간을 등진 후면에는 수영장과 스파, 풀 하우스(pool house)가 딸린 독립된 박스가 있다. 박스 주변에 여러 식물과 나무를 심어 외부로부터의 시선을 차단했다. 수영장으로부터 바비큐 파티장, 테라스는 미니멀한 동선으로 배치되어 있다.
프로그램화된 독립 박스는 각각의 큰 볼륨으로 건축주의 멀티태스킹 라이프스타일을 안방에까지 끌어들인다. 주택에 있어서 멀티태스킹은 자칫 혼란스러움을 줄 수 있지만 건축적 언어로 새롭게 풀어냈다.
샘스 크릭은 바쁜 일상의 연장선이자 한편으로는 그로부터 한숨 돌릴 수 있는 휴식 공간이다. 그림 같은 주변 풍경, 마호가니가 주는 고풍스러움과 따뜻함, 가족과 손님을 위한 넉넉한 공간, 미와 기능을 완벽히 갖춘 디자인…. 한 가지 우려가 되는 것은 있다. 샘스 크릭에 놀러 온 이들이 집으로 돌아가지 않으려 하면 어떡하나.
사진 Bates Masi Archite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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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개요
위치 뉴욕 브리지 햄튼
용도 개인 주택
대지 면적 1ac(약 1224평)
건축 면적 6,500ft²(약 187평)
설계 Bates Masi Architects
시공 Breitenbach Builders
구조 엔지니어링 Steven L Maresca
조경 The Sweetbay Gro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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