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위의 수수께끼 박스...전망대

육상수 칼럼니스트 / 기사승인 : 2024-08-26 17: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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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호수'를 보기 위한 전망대
슬라이딩 목재패널로 다양한 변화 줘

 

직사각형의 나무상자가 우두커니 서 있다. 여름 한철 동안은 조정 경기를 보기 위한 전망대로, 나머지 계절은 수면 위의 수수께끼 공간으로 남아 있는 이것의 이름은 ‘피니쉬 타워’다

스위스 루체른의 로트 호수는 두 개의 언덕 사이에 끼어 있는 독특한 지형이다. 바람의 영향을 받지 않아 잔잔한 수면 덕분에 노를 저어 배의 속도를 겨루는 조정 경기가 매년 여름 열리고 있다. 전 세계의 조정 선수들 사이에서는‘신들의 호수(Lake of Gods)’라고 불릴 정도다. ‘피니쉬 타워’는 신들의 호수에서 펼쳐지는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관람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다. 

 

 

 

 

간결한 디자인의 피니쉬 타워는 벽면이 소나무 패널로 감싸져 있다. 그 안쪽으로는 관람객이 밖을 볼 수 있도록 전면창이 설치되어 있다. 이때 접이식과 슬라이딩 방식으로 된 목재패널의 열고 닫음에 따라 건물의 생김새는 확연히 달라진다. 커다란 목재패널이 두 겹으로 접히고, 건물의 경계 밖으로 돌출됨으로써 평면의 박스가 다양한 면으로 구성된 조형물로 변신하는 것이다. 여기에 접이식 목재패널은 위로 젖히면 차양막처럼 사용할 수 있어 기능적인 측면도 놓치지 않았다.

이러한 디자인은 경기가 열리는 여름시즌에 단 3주 동안만 개방되는 피니쉬 타워의 쓰임과 맞물려 있다. 관람객을 맞이하는 기간에는 목재패널을 모두 개방해 기능적인 공간으로써 존재한다면, 그 외 동안에는 자연 속 하나의 오브제가 되어 수면 위로 비춰진 제 모습을 바라보며 그 자리를 지키기 때문이다.


 


한편, 피니쉬 타워는 시공비 절약과 공사시간 단축을 위해 공장에서 주문생산된 조립식 목조패널로 완성됐다. 목조패널은 호수의 수면 위에 지어질 것을 고려해 최소한의 수분만을 흡수하도록 특수 처리하여 치수 안정성과 내구성을 높였다. 기능성과 조형미를 모두 놓치지 않은 피니쉬 타워는 조정센터와 함께 로트 지역의 트레이드마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진 Valentin J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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