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지역을 위한 기부
새로운 목재공간에 대한 방향을 제시
![]() |
▲ 지역사회 복합문화공간 안동 '지관서가' |
지역사회 복합문화공간 ‘지관서가’는 SK그룹의 지역 계열사가 시민의 행복한 삶에 기여하기 위해 제공하는 인문학 거점 공간을 일컫는다. 현재 전국 10곳이 개관했으며, 그 가운데 2024년 겨울 문을 연 안동시 지관서가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 안동 문화공원 내 (구)안동문화원 자리에 건축 후 기부 체납했다.
‘지덕체(知德體)’에서 ‘체덕지(體德知)’로 이동하는 목재공간
![]() |
▲ 1층 문화 공간 |
북카페 형태의 작은 도서관 지관서가는 ‘일상 속에서의 끊임없는 생각을 잠시 쉬고, 마음의 눈으로 나와 세상을 제대로 보며 인생의 지혜를 발견하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곳에서는 인문 콘텐츠를 통한 모임과 강연 등 시민들의 다양한 문화 향유의 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전통과 현대의 삶의 가치가 정묘히 공존하는 안동 지관서가의 테마는 ‘몸과 마음’이다. 사회의 전반적인 환경이 디지털화되고 나아가 인공지능 기술이 더해져 인간의 삶 곳곳이 자동화 되어가는 가운데 최근, 전통적인 교육론의 핵심 이념인 ‘지덕체(知德體)’의 개념을 빌려 몸과 마음의 조화 및 균형과 더불어 몸의 중요성을 우선적으로 강조하는 ‘체덕지(體德知)’의 가치가 새삼 주목받고 있는 추세이다. 건강한 마음이 건강한 몸을 만든다는 전통의 지혜와 함께, 건강한 마음을 조건 짓는 건강한 몸에 대한 탐구와 성찰을 도모하는 데 있어 이곳의 역할은 점점 커지고 있다.
![]() |
▲ 2층에서 본 전경 |
특히, 오랜 시간 지켜온 뿌리 깊은 정신문화의 보고 위에서 책과 인문 프로그램을 통해 현대가 안고 있는 다양한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 문화적, 윤리적 문제들을 돌아보고, 사유와 함께 대화하는 거점이자 지역의 복합 인문·문화의 장을 대신하고 있다.
사유와 자유로운 소통이 이루어지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
안동 지관서가는 전국에서 8번째로 문을 연 곳으로 리옹 아키텍트가 설계, 스탠다드A가 협업으로 완성한 프로젝트이다. 1층은 서가와 북카페로 구성되어 있으며, 2층은 조용한 독서와 사유를 위한 공간으로 조성됐다. 이는 단순히 책을 읽는 공간을 넘어, 깊은 사유와 자유로운 소통이 이루어지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한다. SK그룹의 기부와 안동시의 협력으로 탄생한 이 건물은 지역 문화의 지속성과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이다. 시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열린 문화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아 건축되었으며, 지역의 문화 자산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 |
▲ 지관서가 2층 공간 |
오랜동안 안동문화원으로 사용되던 건물은 문화학교, 강좌, 전시회, 강연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들의 문화 향유를 지원해왔지만 공간의 협소함으로 인해 대규모 행사를 진행하기 어려워지면서 이전하고, 그 자리에 개관한 ‘지관서가’는 전통문화의 정신과 현대인의 일상 문화가 한 몸을 이루었다. 이는 역사적 맥락을 존중하면서 현대적 인문학적 기능을 부여한 것으로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문화플랫폼이다.
목재와 안동포의 조화
삼베는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되고 널리 사용된 섬유인데, 특히 경북 안동은 기후와 토질이 대마 재배에 적합하여 상고시대부터 낙동강 유역 일부 농가에서 야생 대마를 재배해 안동포에 가까운 옷감을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안동포 직조 기능은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제1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지역의 전통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이다.
![]() |
▲ 안동포와 목재가 조화를 이루는 책꽂이 |
‘지관서가’의 벽면은 지역의 문화유산을 일상에 녹여들게 하기 위해서 안동포를 활용해 마감했다. 이는 안동의 오랜 역사와 문화적 흔적을 공간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냄으로서 전통 문화에 대한 가치를 널리 알리고 있다. 또한 황금빛 안동포 벽면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내부의 모든 가구는 참나무로 제작되어 전통의 미감과 목재의 감성이 잘 어우러져 있다.
한옥의 건축적 요소를 차용한 형태의 콘크리트 건물에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독특한 구조에 목재를 적극 활용하여 온기를 더하고 시각적 안정감을 제공했다.
도서관의 실용과 공간의 조화를 위한 노력
![]() |
▲지관서가 마루형 공간 |
커다란 나무문을 열고 들어서면, 카페 운영 특성상 관리가 용이하도록 1층 바닥은 석재 타일로 마감되었고 그 외 대부분의 공간은 참나무 목재로 구성되어 외부의 콘크리트의 차가운 느낌을 상쇄했다. 참나무 합판이 천장부터 벽으로 이어져 있고 그 내부는 흡음재가 설치되어 소리의 울림이 완벽하게 차단, 도서관으로서의 기능이 배가 되었다.
이러한 공간의 변화에 따라 가구의 배치와 활용이 더욱 중요해졌다. 우선 1층 중앙에는 6미터 길이의 대형 테이블이 배치되어 공간의 중심을 잡아주었다. 이 테이블은 회의나 강연 등 기존 건물의 기능을 그대로 이어가기 위한 장치의 하나로 다양한 문화 활동을 벌일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 |
▲ 지관서가 1층 서가 |
안동포가 마감된 벽면을 따라 서가가 배치되어 있으며, 서가에는 ‘지·덕·체’를 콘셉트로 책이 큐레이팅 되어 유교적 문화의 정서가 적절하게 배어나온다. 1층의 좌식 마루 공간은 한옥의 툇마루를 연상시키며 특히 노년층이 많은 지역적 특성을 반영하여 공간의 활용도를 높여주었다. 좌식 공간에는 낮은 테이블이 함께 배치되어 보다 편안하고 유연한 방식으로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지관서가’는 오픈 전 부터 현지 반응은 뜨거웠다. 지방 도시의 새로운 문화공간의 갈망을 일부나마 채워준 그 나름의 의미도 있다. 최근 지역 도서관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뜨겁다. 노인 인구의 증가와 문화에 대한 갈망이 어우러지면서 복합문화공간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런 맥락에서 ‘지관서가’는 기업과 지역이 하나 된 의미는 물론, 새로운 목재공간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 |
▲ 복합문화공간 지관서가 정문 |
· 지관서가 (안동시 동부동488)
· 설계: 건축사무소 리웅
· 가구: 스탠다드에이
· 사진 : 스탠다드에이
[저작권자ⓒ 우드플래닛.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