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칠게 말하자면 이 책은 발로 쓰였다. 저자인 건축가 황철호는 창덕궁 연경당 답사를 시작으로 지난 30여 년 동안 전 세계의 건축 현장을 직접 방문하고 그곳에서 느낀 소회를 스케치로 남겼다. 직접 가서 보고, 냄새를 맡고, 손으로 감촉을 느꼈을 때에야 비로소 건축물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세상의 이목을 끌고 있는 대표적인 건축가 15명을 소개하고 있다. 그간 출간된 건축 관련 대중서와 차별화된 부분이 있다면 저자가 손수 그린 건축물 스케치를 한 권의 책에 담았다는 점이다. 건축가의 사무실을 방문해 그곳의 실제 분위기와 작품의 연관성을 분석한 내용 역시 눈에 띄는 대목이다. 전직 권투선수이자 건축 비전공자인 안도 다다오 역시 답사 여행을 통해 세계적인 건축가로 거듭 났다는 사실은 말해 무엇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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