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각자의 집에, 그 집의 방에 자신을 가둘 수 있는 자유가 주어졌지만 때때로 그것마저 부족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방문을 걸어 잠그거나 이불을 푹 뒤집어쓰는 방법도 있지만 이런 침대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공공의 영역과 사적인 영역을 부드러운 나무의 덮개 하나로 스르륵 경계 지어 주는 이런 침대 말이다. 참신한 아이디어의 제품 디자이너와 사진가로 활동 중인 Philipp Sussman가 제작한 이 침대는 시끄러운 도시 속에서 자신만의 공간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었다.
그는 ‘변신’이라는 주제를 머리에 저장해두고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고요함이 숨 쉬는 공간을 만들어줄 수 있을지 고민하다 이런 디자인을 떠올리게 되었다. 여러 개의 얇은 나무 합판을 밴딩 기법으로 구부려서 제작했으며 이것들을 연결하는 나사 부분도 나무로 만들었다.
평소에는 활짝 나무 덮개를 걷어놓고 독서를 즐기다가 자신만의 공간에 숨고 싶을 때 나무 덮개를 내리면 비밀스런 공간으로 탈바꿈 된다. 제 몸에 집을 이고 다니는 소라게처럼 사람들도 때로는 갑각류가 되어 공간과 자신을 일체 시키고 싶어진다.
각종 소음과 방해물에 시달리는 도시인들은 스스로를 목각류처럼 침대와 일체 시켜 나무 속에 자신을 숨기는 순간을 꿈꾸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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