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Search: 9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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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에 대한 예배
김수정 기자 2024.05.03
남자친구가 생기면 꼭 물어보는 게 있다. “내가 왜 좋아?”라는 질문이다. “예뻐서 좋다”거나 “착해서 좋다” 따위의 입에 발린 대답도 듣기 좋지만 가장 좋아하는 말은 따로 있다. 바로 “그냥 좋아”라는 대답이다.드라마 <대장금>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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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와 오동나무
김수정 기자 2024.02.01
십여 년 전, 국보 제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이 뉴욕으로 떠났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열리는 특별전 ‘황금의 나라 신라’를 위해서다. ‘한국 문화재의 지존(至尊)’으로 불리는 이 유물이 뉴욕으로 떠나기까지는 몇 가지 우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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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억 지구인의 주택난, 나무집이 정답인가요?
육상수 칼럼니스트 2024.02.01
캐나다의 유명 건축가 마이클 그린(Michael Grean)의 강연이 담긴 짤막한 영상을 인터넷에서 우연찮게 발견했다. ‘우리가 목조 고층빌딩을 지어야 하는 이유’라는 주제가 다소 의뭉스러웠다. ‘고층빌딩’이 풍기는 위압적인 이미지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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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은 먹고 다니냐?
이인혜 기자 2024.01.25
‘식구(食口)’는 한집에서 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하는 사람을 말한다. 하지만 지금은 식구란 의미가 옅어진지 오래다. 같은 공간에서 숨 쉬고 있지만 같은 음식을 함께 나누어 먹은 적이 언제였던가. 내 가족끼리 찌개를 떠먹는 것보다 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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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이름을 고려하라
김수정 기자 2024.01.08
세계 금융시장은 다양한 이유로 안정보다 불안정의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고금리의 경제에서 벗어난다고 해도 곧바로 긍정적 전환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금융위기의 원인으로는 자신들의 수익성만을 고려한 금융 관계자들의 안일한 대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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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선 개인전 <펼쳐진 돌>... 자연을 애도하고 자유를 얻었다
육상수 칼럼니스트 2023.12.12
땅은 생명의 기본 단위이면서 자연의 이치와 맥락을 이루는 근본이다. 지구의 지표를 구성하는 흙과 암석은 하나의 몸에서 출현한 동질의 혈통이다.흙을 구워 기물을 만든다는 것은 암석 즉, 퇴적암, 화강암, 변성암의 입자를 재구성하고 다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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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적이거나 혹은 공예적이거나
육상수 칼럼니스트 2023.11.26
이 땅의 아득하고 오래된 사물의 역사를 100년 전의 신조어인 '공예'란 말로 수식하기에는 무리와 한계가 따른다. 우리의 선조들은 '기물'이거나 '정진'으로 구분했다. 잘 만들어 쓰거나, 정신을 가다듬는 행위로 사물을 마주했다. 우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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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무엇으로 사는가?
강진희 기자 2023.11.26
영화 “화양연화”에서 양조위가 장만옥에 대한 애절하고 답답한 마음에 친구와 술 한 잔 기울이며 하는 말이 있다. “중국의 어느 마을에는 이런 풍습 있네. 비밀이 생겨서 답답한 마음이 생기면 그 마을에 있는 큰 산에 올라가 마음에 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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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나무에 잠든 두 대통령
김수정 기자 2023.11.26
흙에서 온 사람은 다시 흙으로 돌아간다. 사람이 흙으로 돌아가는 그 마지막 길엔 나무가 함께한다. 사람이 죽고 나서 그 시체를 땅에 묻었던 장례풍습은 구석기문화를 만들어냈던 네안데르탈인이 그 시작이었다. 형태가 분명하게 남아있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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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식가구 新識家具’... 물체에 언어를 심어 서사로 일어서게 하는 일
육상수 칼럼니스트 2023.10.18
“가구는 말을 하는가? 생각을 하는가? 스스로 움직이는가? 고요히 머무를 수 있는가?” 이 엉뚱한 질문은 가구의 새로운 지평을 열기 위한 작은 단서다. 기능과 효율의 생활 도구인 가구는 우리들이 이해하는 상식에 두어도 되지만, 사물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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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암석: 물질의 순리, 삶의 이치를 조형하다
편집부 2023.06.28
바람을 맞았나, 비를 맞았나. 오늘도 가루가 된 도자기 파편들이 우르르 바닥에 쏟아진다. 죽지도 살지도 못하고 떠돌던 이들을 씻기고 갈아 새로운 탄생을 위한 예를 다한다.물질 소비 사회에 대한 차가운 연민 미물의 파편으로 태어나는 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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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훈 유리조각 <보이드 : 무의식의 사유>...사물의 태도를 유추하는 방법
육상수 칼럼니스트 2023.05.28
미학에도 순서와 등위가 있다. 은그릇에 흰 눈이 소복하게 쌓인 상태를 제3위 동일성(同一性) 미학, 휜 눈이 산을 덮고 봉우리는 짙은 회색으로 남은 상태를 제2위 차별성(差別性) 미학이라고 한다. 제1위의 미학은 ‘무경계(無經界) 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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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점수 <함처 含處, 머금고 머무르다>...시간과 근원의 새로운 장소성을 제시
육상수 칼럼니스트 2023.05.28
추상조각의 대표적 작가 나점수의 개인전 <含處, 머금고 머무르다>가 지난 5월 24일 성수동 '더페이지 갤러리'에서 열렸다.조각에 있어 탐험과 철학의 여정을 거듭해온 작가는 자연이 인도하는 풍경, 공기, 토양에 전적으로 동화되는 삶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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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점수 <함처 含處, 머금고 머무르다>...시간과 근원과 새로운 장소성을 제시
육상수 칼럼니스트 2023.05.28
추상조각의 대표적 작가 나점수의 개인전 <含處, 머금고 머무르다>기 지난 2023년 5월 24일 더페이지 갤러리에서 열렸다.조각에 있어 탐험과 철학의 여정을 거듭해온 작가는 자연이 인도하는 풍경, 공기, 토양에 전적으로 동화되는 삶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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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평론] 깨진 도자의 귀환...복원된 명장과 돌아온 탕자의 미학
육상수 칼럼니스트 2023.05.28
신은 흙을 구워 사람을 만들었다. 흙은 물질의 근원이고 생명의 기원이다. 흙은 돌의 입자가 1억 동안 흩어지고 다시 모여 지표를 이룬다. 그 땅에 삶이 융성하고 종(種)의 역사가 기록된다. 흙이 도자 사물로 탄생하기까지는 수십억 년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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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연희의 은 작업 ‘white on white 白百' 전시...직관과 달관이 빚은 8할의 금속 미학
육상수 칼럼니스트 2023.05.18
은빛의 유유자적과 질료의 불순물조차 회화의 한 자락으로 도치되어 공간의 기운을 채색하고, 각각의 사물들은 달에 비친 배꽃 마냥 수줍음으로 이방인들을 맞이하고 있었다.완전한 조형은 완벽함으로부터 자유로워진 후에야 그 미학의 기저를 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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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를 거닐며 생각하다
오예슬 기자 2023.04.24
지난 해 말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에서 <2022 홍익목조형가구디자인展>이 열렸다. 홍익대학교 목조형가구학과 학생들의 과제와 졸업 작품이 함께 전시되어 다채로움이 있는 전시였다. 우리나라 목가구의 미래를 살짝 훔쳐볼 수 있는 특권을 얻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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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공을 통한 용서 그리고 톱밥의 쓸쓸함
오예슬 기자 2023.03.23
“세상에 목공 영화가 어디 있어!” 하시겠지만, 목공소가 배경으로 등장하는 영화가 있다. 그리고 목재소도 간간이 등장한다. 영화 명장 다르덴 형제의 영화 <아들>이다.문제아로 낙인찍힌 청소년들에게 몸 쓰는 일을 시키며 그들의 ‘갱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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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와 가죽나무
육상수 칼럼니스트 2023.02.05
어느 날 혜자가 장자에게 말했다.“나에게 큰 나무가 한 그루 있는데 사람들은 그것을 가죽나무라 부른다네. 줄기에 옹이가 많아 먹을 놓을 수 없고, 잔가지는 굽어서 그림쇠로 잴 수 없어. 길가에 서있건만 목수들이 거들떠보지도 않지. 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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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차이나 퍼니처
육상수 칼럼니스트 2022.12.18
중국 상하이 푸둥국제공항의 대기는 여전히 무덥고 습했다. 푸동에 위치한 ‘상하이국제가구박람회’로 이동 중, 고가에서 바라본 상해는 무성한 잡초처럼 우후죽순 세워지고 있는 건설 현장으로 도시의 풍경을 대신했다. 그것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