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미언 허스트: 진실은 없어 그러나 모든 것은 가능하지》...아시아 첫 대규모 개인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려

김수정 기자 / 기사승인 : 2026-03-18 22:3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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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미술 국제 거장의 작품 여정을 입체적으로 조망하는 대규모 개인전
- 삶과 죽음, 초월성에 대한 욕망과 종교을 현대사회의 강박을 시각언어로 풀어낸 작품 세계
- 초기작부터 <신의 사랑을 위하여> 등 주요 작품 포함 50여 점 총망라
- 3월 20일(금)부터 6월 28일(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 Damien Hirst with For The Love of God, 2012 1_Photographed by Prudence Cuming Associates © 2026 Damien Hirst and Science Ltd. All right

 

《데이미언 허스트: 진실은 없어 그러나 모든 것은 가능하지》전이 3월 20일(금)부터 6월 28일(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개최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세계 현대미술의 주요 작가들을 국내에 소개하여 국민의 문화향유 기회를 증진하는 대규모 전시 개최의 일환으로, 영국 작가 데이미언 허스트(Damien Hirst)을 소개한다.

데이미언 허스트는 반항심 가득한 청년기를 보내면서 그림 그리는 자유를 유일한 탈출구로 삼았다. 런던으로 옮겨 본격적인 미술 수업을 받기 시작했고, 골드스미스 대학교 재학 중이던 23세에 직접 기획한 그룹전 《프리즈》(1988)를 통해 처음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 데이미언 허스트_전시 전경 03_MMCA 서울


《프리즈》는 낡고 방치된 부두의 창고에서 개최되었는데, 참여 학생들이 공간을 직접 연출하고 기업 후원으로 도록을 만들어 홍보하면서 큰 화제를 모았다. 이때 모인 작가들이 YBA(Young British Artists)라 불리는 새로운 예술가 세대의 주축으로 떠오르면서, 이 전시는 영국 산업의 폐허 위에서 영국 미술의 지형을 바꾼 역사적 사건으로 평가받았다.

그리고 데이미언 허스트는 죽은 소의 머리와 파리 유충을 이용하여 생명의 순환이라는 주제를 날 것 그대로 구현한 <천 년>(1990), 거대한 상어를 유리 수조 안에 전시하여 죽음의 공포를 대면하게 만든 <살아있는 자의 마음 속 죽음의 물리적 불가능성>(1991)을 연달아 발표하며 현대미술계에 엄청난 충격을 던져주었다.


▲ 데이미언 허스트_전시 전경 03_MMCA 서울


허스트는 삶과 죽음을 대하는 인간의 복합적인 감정과 욕망에 주목했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이미 근원을 알 수 없는 불안과 죽음의 공포를 느끼는 존재이다. 그런 인간의 특성이 역설적이게도 영생을 향한 욕망, 초월적 존재에 대한 믿음, 의학과 과학에 대한 맹신, 수집과 통제에 대한 강박적 집착을 낳는다. 그는 그러한 인간의 욕망이 낳은 사회적 구조 자체에 관심을 가진다. 인간이 당연한 것으로 믿는 가치들, 즉 종교, 과학, 예술, 심지어 자본 등이 모두 비슷한 구조적 토대 위에 서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허스트의 특별한 점은 바로 그런 사회적 제도와 시스템을 관찰하고 직시하는 동시에 이를 뒤흔들고 실험하는 일을 독자적으로 해나갔다는 데에 있다. 그래서 그는 창작자로서의 역할에 머물지 않고 예술의 유통과 기획, 수집과 전시의 전 과정에 관여하며 미술 생태계의 작동 방식을 자기 식으로 재편하는 데 몰두했다.


▲ 살아있는 자의 마음 속 죽음의 물리적 불가능성


그는 자신의 작품을 콘셉트로 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가 하면, 미술 시장의 관례를 깨고 작가가 경매사와 직접 계약하여 작품을 판매하는 전례 없는 시도로 논쟁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수집가이자 기획자로서의 역할을 지속하며 예술의 발굴과 확산에도 애썼다. 그가 운영하는 런던의 ‘뉴포트 스트리트 갤러리’에서는 프랜시스 베이컨이나 앤디 워홀 등의 거장에서부터 동시대 젊은 작가에 이르기까지 수천 점의 예술 작품을 수집하여 대중에게 무료로 공개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이번 전시는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허스트의 대규모 개인전으로 35년 여 걸친 그의 작품 세계를 폭넓게 조망한다. 쓰레기 더미에서 찾은 오브제를 콜라주한 초기 작품에서부터 서양미술사의 흐름을 따르기도 하고 뒤집기도 한 유쾌한 발상들을 거쳐, 삶과 죽음을 처절하게 직면하게 하는 상어 작품 등이 전시된다.  

 

▲ 신의 사랑을 위하여


또한 인간의 생명을 지속해주리라는 과학적 믿음을 상징하는 약장이 마치 종교적 성물처럼 전시되는가 하면, 수 천 개의 다이아몬드가 박힌 해골, 박제된 나비를 사용한 삼면화를 통해 아름다움의 잔혹한 실체를 마주하게 만들기도 한다.

전시는 “모든 질문에는 의심이 따른다”, “우리는 시간 속에 산다”, “침묵의 사치”, “작가의 스튜디오: 진행 중인 연작” 총 4부로 구성된다.


▲ 아름답게 폭발하는 막무가내 대혼란과 광기 무지개의 소용돌이 그리고 죽음의 화산 페인팅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동시대 현대미술의 흐름을 이끌어온 국제적인 작가의 혁신적 실험과 작품들을 입체적으로 조명하여 국내.외적으로 의미 깊은 전시가 될 것”이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현대사회의 가치와 존재에 대한 깊은 사유의 장을 마련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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